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가격문제를 이유로 대한생명 매각 승인을 연기함에 따라 매각가격이 당초 합의된 수준에서 올라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초 예보와 한화컨소시엄이 합의한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는 1조5천2백억원, 지분 51%의 인수가격은 7천7백52억원이다. 인수대금은 인수시점에서 4천억원을 지급하고 2년후에 나머지 금액인 3천7백52억원을 나눠내기로 돼 있다. 이번주초까지만 해도 '이 정도 가격이면 매각승인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18일 열린 회의에서는 또다시 가격인상 요구가 제기돼 결국 승인이 유보됐다. 이날 공자위에서 가격인상을 가장 강하게 요구한 위원은 어윤대 고려대 교수였다. 그는 "연간 7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를 7천억원에 팔면 말이 되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업계에는 "공자위에 앞서 정부측에서 2천억원을 더 받아내자는 얘기가 먼저 나왔다"는 설이 돌았다. 17일 저녁 전윤철 부총리 등 3개 부처 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고 이를 공자위에 전했다는 것이다. 매각대금 인상론을 처음 제기한 장관이 어느 쪽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재경부쪽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공자위의 이날 결정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며 "예금보험공사측과 얘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더 이상의 가격인상은 불가능하다는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도 1조5천2백억원이면 대생의 기업가치 상한선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한화측의 반응으로 미루어 정부가 원하는 '2천억원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따라서 향후 추가협상에서 한화측이 또한번 양보하더라도 가격인상폭은 '성의표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 ----------------------------------------------------------------- [ 대한생명 매각일지 ] 2001년 9월, 예보 대한생명에 공적자금 조5천억원 투입. 10월, 대생 매각 인수의향서 접수. 12월, 한화컨소시엄, 미국 메트라이프 인수의향서 제출. 2002년 3월, 메트라이프 인수의사 철회. 2002년 6월, 메릴린치(매각주간사) 대생 기업가치 9천7백90억원~1조9천5백80억원으로 평가. 6월, 공자위 한화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8월, 예보와 한화 대생 가치 1조4천2백억원에 잠정 합의. 9월, 대생 기업가지 1조5천2백억원으로 상향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