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첨단기술업체들이 경제침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설비투자 예산이 감소한 가운데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발주할 때 중소 기술업체보다는 안정적인 대형 기술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16일 대형 기술업체들도 중소 기술업체처럼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제한된 기술 관련 예산으로 안전한 설비투자를 원하는 업체들이 증가하면서 시스코 시스템스와 델, 인텔 등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와 IDC에 따르면 미국 최대 PC제조업체인 델컴퓨터의 지난 2.4분기 시장점유율은 1년전의 24%보다 증가한 27%를 기록하면서 4위업체인 게이트웨이의 점유율을 대거 잠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이트웨이의 점유율은 1년전 8%에서 6%로 하락했다. 또한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시스코는 최근 수분기동안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5%대를 유지했는데 이는 1년전의 10%에 비해 더 커진 것이다. 반면 주피터 네트웍스를 비롯한 시에나, 노텔 네트웍스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었다. IDC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인 인텔의 경우 2분기 시장점유율이 92%로 높아졌다. 1년전 인텔의 시장점유율은 88%였다. 2위업체인 AMD의 시장점율은 1년전의 11%에서 8%로 낮아졌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존 엔크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기일수록 대형업체에 유리하다"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설비투자를 원하는 기업들은 웬만해선 새로운 모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첨단기술 컨설팅업체인 블루 울푸그룹을 운영하는 마이클 키르번씨도 "많은 기업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 대신 어느정도 기술력이 입증됐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기술업체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