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호 회장직을 승계한 박삼구 회장의 취임 일성은 "기업가치 극대화"였다. 고(故) 박정구 전 회장의 경영모토를 그대로 이어 받은 것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금호의 전략은 완벽한 구조조정에 이은 참신한 신규사업 발굴로 집약된다. 금호는 연초부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으며 하반기중 약 1조5천억원을 받을 것으로 추산되는 금호타이어 매각만 성사되면 그룹 부채비율을 2백%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금호의 타이어 매각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사업인데다 석유화학 등과의 시너지도 높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가 필요했고 금호타이어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신용등급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결정했다. 칼라일 컨소시엄과 진행되고 있는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은 국내 광주 곡성공장과 중국 난징공장을 패키지로 묶어 파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매각후에도 경영권은 금호가 수탁을 받아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칼라일 컨소시엄이 나중에 되팔 때도 금호가 우선협상권을 갖도록 돼있다. 따라서 금호는 앞으로 그룹 전반의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경영능력이 확충되는대로 금호타이어를 다시 인수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연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일단 항공 석유화학 레저 등의 사업부문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신소재 생명공학 물류사업 등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중점 육성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월 결성한 글로벌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는 또 당장 덩치가 큰 사업을 모색하기 보다는 내실을 착실하게 다지면서 적당한 기회가 왔을 때 그룹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는 신규사업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등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장차 제품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는 내부 유보가 적당하게 쌓이면 가스 및 발전 민영화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