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의 전쟁이 미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가정은 논리에 맞지 않는 것이며 오히려 해악을 줄 것이라고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교수가 13일 지적했다.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의 크루그먼 교수는 "주식과 폭탄"이라는 제목의 이 날짜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공격해야 하는 논리적 근거는 그간 수차례 변해 왔고 이제는 미국경제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고문에 따르면 2차대전 때 처럼 실제 전쟁이 미국 경제의 회생에 도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며 현재 회복도 더디고 침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어떤 자극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보다는 경기를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어가게 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더라도 이라크 수출석유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유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1973년의 아랍-이스라엘전이나 1979년의 이란혁명 때도 이들 상황이 원유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사태들로 인한 간접적인 정치적 파급효과 때문에 유가는 급등했다. 또 지난 70년대 석유위기 후에는 항상 침체가 따랐다. 걸프전 전에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유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 침체가 있었다. 유가가 아니더라도 전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군수물자가 비축됐다고 가정한다면 신규공장주문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경기를 자극할 요인도 없어지게 된다. 미국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이라크와 전쟁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나 그로인한 경제적 악영향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