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대수출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미국웨스트코스트(태평양 연안) 항만노조의 파업 우려로 무역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무역업계는 노조측이 집단행동에 들어갈 경우 수출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현지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 29개 항만으로 구성된 서부항만노조와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는 임.단협 경신을 위한 협의를 벌여왔지만 협상시한인 7월1일이 2개월 이상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합의를 못하고 있다. 이번 노사협상은 99년 7월1일부터 적용된 노사 합의사항의 계약기간(3년) 만료를 앞두고 지난 5월부터 시작됐지만 7월21일 사측의 합의문을 노측이 거절한데 이어8월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3일 이후 태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지만 4일부터 재개된 협상에서 의료혜택 쟁점에 대해 잠정합의하면서 태업 돌입은 일단 유보된 상태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신기술도입에 따른 인력감축 문제를 놓고 현재 수준의 고용을 유지할 것과 업무영역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는 노조와 이에 반대하는 사측이 맞서 있어 태업이나 파업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 서부지역 항만을 통해 처리되는 물동량이 연간 3천억달러에 달하고 미국행 우리 수출물량의 대부분이 서부항만을 이용중인 점에 비춰 대미 수출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수출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항로를 바꿔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의 동부항만을 이용하더라도 물류비나 수송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지 노사간 협상추이를 주시하면서 관계기관간에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중이며, 특히 해양수산부는 이미 선주협회와 하주협회, 선사 등으로구성된 비상대책반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