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대학 출신들은 재교육을 시키지 않고는 곧바로 생산현장에 투입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국내 이공계 대학 출신들을 마음대로 뽑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 신입 엔지니어를 다시 교육시켜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교육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연간 50억∼70억원에 이른다. LG전자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평균 6주간 교육을 실시한 다음 이공계 인력만을 따로 모아 또다시 3주일 동안 교육을 시킨다. LG전자 측은 신입사원 1인당 교육 비용이 평균 2백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공계의 경우엔 추가 3주간 교육에 별도로 1백만∼1백50만원이 더 들어간다. 따라서 올 한 해 신입사원(2천7백명)에 투입되는 교육비는 줄잡아 60억원을 넘어선다. 삼성전자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신입 사원들에게 4주 동안에 걸친 그룹 입문교육(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소양,팀워크 배양)에 이어 2주일여 동안 디지털 컨버전스와 MDC(마켓 드리븐 체인지) 등 전자분야 입문교육과 사업부별 교육을 실시한다.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교육은 두 달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이공계 인력에 대해선 짧게는 3~4주,길게는 2~3개월에 걸쳐 추가로 기술입문 교육을 시킨다. 신입사원 1인당 교육비는 2백60만∼3백만원(이공계 포함한 평균)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말 '산업기술인력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2000년에 대졸 신입사원 2천5백명을 3개월간 교육시키는 데 70억원을 투입했으며 SK텔레콤은 신입사원을 3개월간 교육시키는 데 1인당 평균 1천만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국내 채용하는 기술인력 7만여명에게 삼성과 LG 수준의 교육비를 투입할 경우 기업의 신입사원 재교육비는 연간 2조8천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재계의 주장에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업계가 현장에서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투입하는 교육비는 마땅히 자체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산업전반에 적용되는 부분까지 다시 교육시켜야 하는 것은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공계 출신에 대한 재교육 부담이 결국 해외인력 확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