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증가율이 7월(19.4%)에 이어 두달 연속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2000년 9월 이후 23개월만에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서는 등하반기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 7월 신중한 낙관론을 피력했던 산자부가 이번에는 9월 이후 두자릿수 증가율을 확신하는 것에서도 감지할 수 있듯 향후 수출이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수출증가율 23개월만에 20%선 돌파 =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7-8월 연속 두자릿수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되살아날 기미를 보인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으로 산자부는 풀이했다. 산자부가 최근 6년평균 월별 수출비중을 감안해 월별 수출 추정치와 실적치를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에 비해 7-8월의 수출신장세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의 경우 4월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달은 실적치가 추정치를 밑돈데 반해 7월과 8월은 추정치가 130억달러, 128억달러였지만 실적치는 136억달러, 142억달러로각각 추정치를 상회했다. 산자부는 작년 8월 실적이 20.4%나 감소한데 따른 기술적 반등요인이 있었음을인정하면서도 환율, 수입원자재 가격 등 그동안 수출전선의 복병으로 여겨졌던 부분들에 대한 악영향이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주력품목 수출신장세 견인 = 해외수요 회복과 월드컵 이후 높아진 국가이미지 등 호재에다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가전 등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품목의 호조가 수출신장세를 견인했다. 품목별 추정치를 보면 반도체는 D램 고정가격 안정, 조립부문 수출의 증가와 함께 작년 수출부진에 따른 반등으로 57.5%나 늘어났고 컴퓨터(37.0%), 무선통신기기(26.1%), 가전(22.9%), 자동차(10.6%), 일반기계(13.2%)도 10% 이상 증가했다. 또 선박 역시 통관이 지연됐던 일부 선박과 해상구조물의 통관이 이뤄지면서 69.9% 증가했으나 석유제품은 원유수입량 감소 및 채산성 악화로 인한 가동률 감축 등요인으로 12.6% 감소했다. ◆ 미.중.일 수출 호조 지속 = 우리나라 3대 수출국인 미국, 중국, 일본으로의수출이 호조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8월20일 현재 대미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가전, 컴퓨터 등 주력품목의 호조로7월(11.7%)에 이어 8월(17.4%)에도 두자릿수를 증가했으며 중국은 정보기술(IT) 관련제품과 중간재 수출의 호조로 42.4%의 증가율을 기록, 전달(31.4%) 30%선을 돌파한데 이어 40%선마저 넘어버렸다. 또 지난 7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섰던 일본도 아직 주요품목의 수출은 부진하지만 반도체, 철강 등 수출증가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이어갔다. ◆ 원자재.자본재 수입도 증가세 = 산자부는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수출 호조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초 감소세를 보였던 원자재는 2.4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선데 이어 8월중 13%내외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고 자본재도 4월 이후부터 6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자부 박봉규 무역정책심의관은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수출에 필요한 부품구입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의미"라며"이는 기업들도 하반기 수출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심리의 지속적 호전과 내수확대에 따라 소비재 수입 역시 연초부터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스런 시선을 보이고 있다. 2000년 8.8%, 2001년 10.9%였던 전체 수입중 소비재 비중은 8월 1-20일 현재 12.7%로 높아진 상태며, 특히 골프채(48.4%), 화장품(30.1%), 승용차(379.6%), 의류(49.5%), 낚시용구(35.3%), 가구(47.5%), 향수(42.7%)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