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의 좌승희 원장이 29일 기업지배구조, 기업 투명성 등과 관련해 정부나 투자가들의 요구와는 상반되는 입장을 피력, 논란이 예상된다. 좌 원장은 이날 서울대 LG 경영관에서 서울대 경제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열린 `기업과 재벌의 사회경제적 역할'이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 개회연설을 통해 기업경영권을 소유지분 만큼만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와학계의 주장은 기업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기업은 최고경영자(CEO)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명령관계에 의해 운영되며수직적 명령조직의 본질상 경영권은 소유지분에 따라 배분될 수 없다면서 그룹총수들이 지나치게 그룹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에서 기업경영권을 소유지분 만큼 행사토록 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함께 CEO를 견제하기 위해 파견되는 사외이사가 진정으로 CEO를 견제하고 CEO와 수평적 관계 혹은 CEO에 대해 우월적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이는 기업에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외이사제도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기업의 내부활동이나 내부거래는 본질적으로 시장거래에 비해 불투명한것이며 이런 점에서 기업의 경영투명성은 결코 시장거래의 투명성 수준에 이를 수는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따라 기업의 투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지만 최근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시장의 투명성 수준까지 높이려는 각종 노력은 자칫 기업의 존립기반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투자가의 기업 투명성 제고 요구는 기업의존립과 투자가의 이해가 적절히 조화되는 수준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