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으로 아시아 경제가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을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8일 국제유가가 오랫동안 배럴당 30달러선을 넘게 되면 지난몇달간 지속돼온 아시아의 경제회복세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지난해의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긴 불황의 터널을 막 빠져 나오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핵심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이들 나라에는 최근의 유가상승이 경제회복가도에 암초로 등장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보고서에서 고유가는 아시아에 이중고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원유수입국이기 때문에 유가상승은 코스트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고유가에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점이 이들 아시아국가에는더 걱정이라고 이 보고서는 말했다. 이는 "미국경제에 대한 모든 긍정적인 전망이지속적인 소비증가를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소비가 흔들리면 아시아도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런던의 시장동향분석회사 `포캐스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이라크 적대관계가 장기화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선까지 치솟아 국내총생산(GDP)을 1.6%가량 감소시키게 된다. 이 보고서는 아시아의 최대 원유수입국인 한국의 경우 GDP하락률이 3.3%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한국 정부 관리들은 유가 추가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다만 미-이라크 전쟁이 실제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를정확히 잴 수는 없지만 아시아가 유가상승의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싱가포르 DBS은행의 애널리스트 필립 위는 말했다. 그는 "과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에서 30달러선으로 올랐을 때도 그랬었던 점으로 미뤄 이번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그랜드 케세이'증권사의 연구팀장 리처드 차이는 유가가 배럴당 32달러선을 넘어서면 대만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