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경기침체 속에 세수가 줄어드는 반면 군사비를 포함한 지출이 증가한데 영향받아 내달말 종료되는 2002회계연도에 1천57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낼 전망이라고 미의회예산국(CBO)이 27일 발표했다. 미국이 재정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지난 9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회계연도에는 1천270억달러의 재정흑자를 기록했다. 2003회계연도의 재정적자는 1천450억달러로예상됐다. CBO는 이번 회계연도에 세입이 전년에 비해 6.6% 줄어든 1조8천600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세출은 2조170억달러로 8% 증가해 이처럼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같은 재정적자는 CBO가 6개월 전 예상한 규모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당시는 2002회계연도에 460억달러, 2003회계연도에는 400억달러의 적자가 날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CBO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가 오는 2010년 만료되면 이후 2012년까지 재정이 실질적인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2003-2012회계연도의 재정이 모두 1조달러의 흑자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2006회계연도에는 계산상으로 150억달러의 재정흑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CBO는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2003-2012회계연도의 일반재정은 1조5천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데 반해 사회보장기금의 흑자는 2조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사회보장 부문의 흑자로 일반재정의 적자를 보충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문제는 오는 11월의 미국 중간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공화.민주 양당은 모두 사회보장 부문의 흑자로 일반재정 적자를 보충하는 책임이 자기네한테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CBO 발표에 대해 미하원 예산위원회의 짐 너슬 위원장(공화)은 "재정 건전도를 높이기 위해 의회가 세출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민주당 중진인 존 스프랏 의원은 "세금을 줄이지 않아야만 사회보장기금으로 재정적자를 보충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오랫동안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증시가 계속 주저 앉았고 여기에 9.11 테러로 군비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재정적자가 이처럼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앞서 2002 및 2003회계연도의 재정적자를 각각 1천650억달러와 1천90억달러로 예상하면서 그러나 2005회계연도가 되면 재정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