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담배인삼공사(사장 곽주영)가 민영화를 앞두고 외산담배의 총공세에 맞서 `롱-런(Long-Run)브랜드' 육성에 나서고 있다. 27일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1945년 9월 `승리' 담배가 처음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출시된 담배는 모두 98종으로 1년에 평균 2∼3종의 담배가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74.4%인 73개 종류의 담배가 단종돼 이미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 `말보로', `던힐' 등 수십년동안 브랜드 가치를 키워온 외국 담배제조업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실제 `화랑', `아리랑', `청자', `거북선', `한산도', `환희'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담배인삼공사의 13개 대표 브랜드의 평균 수명도 17년에 불과했다. 이는 그동안 담배가격 결정권을 정부가 쥐고 있어 담배공사가 가격인상 요인을 담배 값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고가의 신제품 개발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편법을 동원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담배공사의 제조독점권 폐지 이후 다국적 담배회사들이 잇따라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가치로 국내 소비자를 파고들면서 외산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대표적 롱런 국산브랜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달 외국산 담배의 판매량은 20억8천700만 개비로 전월대비 5억 개비에 가까운 급증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이 지난달보다 6.9% 폭증한 25.9%에 달했다. 이에 따라 담배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외산 브랜드와 경쟁할 롱런 브랜드 개발에 착수, 60여명의 문화탐구팀을 운영하면서 타켓층의 라이프 스타일, 흡연형태, 심층적인 문화 코드 등을 고려한 첫 제품으로 지난 6월 `루멘'을 출시했다. 또 금연 바람과 함께 소비자들의 흡연 패턴이 건강 지향으로 바뀌면서 이에 대응할 초저타르 제품으로 `레종'을 선보였다. 또한 지속적으로 롱런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도록 신제품마다 `브랜드 매니저'를 정하는 등 마케팅 인력 양성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지난 7월에는 `브랜드국'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공사 `루멘' 브랜드매니저 이상익씨는 "소비자가 사는 것은 이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라며 "이제 더욱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해야 세계적인 선진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