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전쟁 등으로 석유 수출을 중단하더라도 국제유가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에너지전문가인 케임브리지에너지조사협회의 대니얼 예르진 회장이 25일 밝혔다. 그는 이 날짜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국제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라크 주변 국가들의 석유수출 동향이라고 지적했다. 예르진 회장은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인다 하더라도 그 전쟁이 이라크 주변의 다른 나라들로 확산만 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비해 크게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르진 회장에 따르면 올봄 이라크가 한달간 석유금수조치를 취했을 때도 세계 다른 나라들은 동요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다른 석유수출국들이 그 틈새시장을 노려 석유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이라크는 지난 1979년 이란을 침공하기 전 까지만 해도 원유생산량이 하루 350만배럴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요즘 생산량은 하루 180만배럴 밖에 되지 않으며 국내소비량 등을제외한 수출물량은 하루 100만배럴에 불과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은 하루평균 800만배럴이다. 걸프만에서 전쟁가능성 때문에 유가가 지난주에 배럴당 28-30달러로 상승한것은 사실이다. 이같은 유가상승을 미국 운전자들의 부담으로 환산하면 갤런당 10-15센트가 늘어난 것이다. 전쟁이 실제로 발발해 시장이 동요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35-40달러로 치솟을수 있고 이 수준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배럴당 18-25달러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은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견뎌내지 못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유가가 상승하면서 현재도 어려운 항공운송업계나 자동차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많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