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회계법인 감시기구인 '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초대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PCAOB는 지난달 미 양원에서 통과돼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서명한 기업개혁 법안에 따라 설립되는 기구로 5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대형 회계법인에 대한 정기 감사, 회계기준 및 규정 마련 등의 임무를 담당하게 된다. 볼커 전의장은 지난해말 발생한 엔론 스캔들에 연루됐던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의 개혁작업을 진두 지휘해 결국 실패했으나 이번 작업에서 보여준 역량이 높이 평가돼회계감독위의 최고 책임자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현 의장에 앞서 지난 79년부터 87년까지 FRB를 이끌었던 볼커 전의장은 특히 기업들의 회계문제가 표면화되기 이전부터 회계부정에 대한 심각성을 꾸준히 지적했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정작 볼커 전의장은 개인적인 이유와 현재 맡고 있는 직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위원장직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PCAOB의 이사진 선출 권한을 갖고 있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볼커 전의장이 끝까지 위원장직을 고사할 경우에 대비해 펀드운용사인 TIAA-CREF의 존H. 빅스 대표, 컬럼비아대 도널드 J. 키르크 회계학 교수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