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몽헌(鄭夢憲, MH)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의경영복귀설이 계속 나돌면서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장 자신은 표면적으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올 봄 현대상선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후 주요 계열사에 그의 측근 인사들이 계속 전진배치되고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정 의장이 채권단 등 주변의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이미 경영복귀 및 그룹재건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는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등 5개사 정도다. 정 의장은 지난 3월 현대종합상사보다 매출규모는 작지만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해 온 현대상선 비상임이사로 복귀하면서 `왕자의 난'(2000년 3월) 이후 중단했던대외활동을 2년만에 재개했다. 정 의장은 이후 막후에서 현대상선 구조조정 작업의 핵심인 자동차운반선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해 지난 10일 결국 성사시킴으로써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정 의장 지급보증 하에 현대상선에 1천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대출해 줌으로써 그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정 의장의 경영복귀 조짐은 측근 인사들의 계열사 전치배치에서도 어느정도 감지된다. 정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현대택배의 강명구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봄 현대종합상사 등기임원으로 선임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또 다른 측근인사 안홍환 전현대석유화학 전무와 강연재 전 현대건설 상무가 현대증권의 신임 전무와 상무로 각각 선임됐다. 이들 두 사람은 과거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때 정 의장은 앞으로 1981년부터 98년까지 17년 동안 자신이사장과 회장으로 있었던 현대상선을 발판으로 그룹경영에 전면 복귀할 것이라는게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아산의 경우 정 의장의 경영복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고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가 담긴 대북사업을맡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지원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의장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하고 있다. 정 의장의 경영복귀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긴 하지만 그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다. 현대투신, 하이닉스반도체 등 옛 그룹 계열사 매각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비난 여론이 불거질 수 있는데다 동생 정몽준(鄭夢準)의원의 대선출마로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정 의장의 경영복귀 여부에 대해 뭐라 딱 잘라 말할 수 없으나 대주주가 책임지고 경영을 맡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면서 "향후 경영에 복귀한다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