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22일 한중 수교 1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동북아 경제권이 조만간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유럽연합(EU)과 함께 세계 경제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따라서 한.중.일 3국이 다각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무엇보다 3국간 산업별 구조조정을 통한 분업화와 계열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 서울에서 '한.중.일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공동 발전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신 장관은 말했다. -지난 92년 수교후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중 간 교역규모는 지난 92년 64억달러에서 지난해 3백15억달러로 4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동안 대중(對中) 수출은 연평균 23.8% 증가,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두번째 수출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양국간 투자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많아 지난해말 현재 한국의 대중 투자 누계액은 92년에 비해 25배 늘어난 54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대중 투자는 섬유 완구 신발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이 80% 가량에 달하고 투자지역은 발해만 연안(62.4%)에 집중돼 있습니다." -무역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한중 마늘분쟁' 등 통상마찰이 빈발하고 있는데 대응책은 무엇입니까. "대중 무역수지는 92년까지 만성 적자에 시달렸지만 수교와 함께 중국의 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93년부터 큰 폭의 흑자로 반전됐습니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해 3백8억1천9백만달러 규모의 누적 흑자를 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측이 시장개방 압력을 높이는 한편 수입규제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2000년 한국의 중국산 마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대해 중국이 한국산 휴대폰 및 폴리에틸렌 수입중단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중국의 무역규제 조치에 대해선 양국 업계의 자율적인 절충과 정부간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을 계획입니다만 협상 자체가 어려우면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공정한 분쟁해결 절차를 밟을 방침입니다." -향후 양국간의 경제 협력관계는 어떻게 변해 가야 합니까. "지금까지 양국은 상품을 파는데 전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기술 자본 인력 경영 등 경제 전반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통해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신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과 투자도 상호 보완을 통한 동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NAFTA, EU 등 주요 경제축의 지역통합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동북아 경제권도 새로운 협력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향후 동북아 지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한 경제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중.일 3국이 강력한 경제공동체를 구축한 뒤 동남아 국가들로 협력관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