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1주년이 다가오면서 미국에서 '공포심리'를 이용한 비즈니스들이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정용 방사능탐지기,핵오염 치료약,가스마스크 등 각종 돌발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상품을 앞세운 '공포산업'이 뜨고 있는 것이다. 공포산업의 주된 판촉 전략은 '둠스데이(Doomsday·최후의 날) 마케팅'. 핵폭발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소비자들을 공포로 몰아 넣은 뒤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주로 인터넷 검색엔진이나 둠스데이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누크필스닷컴(Nukepills.com)은 방사능 노출시 발생하는 갑상선질환을 치료하는 약을 선보여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14알이 들어 있는 한 갑당 가격은 9.95달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은 것으로 예방차원의 약은 아니지만 '더러운 폭탄' 음모가 적발된 지난 6월 이후 하루에 1천개 이상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홈랜드프로텍션은 가정 사무실 혹은 차에 설치가 가능한 핵 경보장치를 대당 1백49달러에 팔고 있다. 지난 5월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를 동원한 TV광고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는 게 제이 톰슨 마케팅 담당임원의 설명이다. 가스마스크유에스에이닷컴(Gasmask-usa.com)이란 회사도 9·11 이후 대당 1백29~5백달러의 가스마스크를 1만개 이상 팔았다. 이전에는 한달에 30~50개 팔리는 게 고작이었다. 마크 히치코크 판매담당매니저는 "올초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때와 7월4일 독립기념일 등 테러가 우려되는 기간 중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말한다. 군인이나 수사기관 요원들이 입는 감염방지작업복을 파는 프로텍티브수츠닷컴(ProtectiveSuits.com)도 1천~1천4백달러에 달하는 이 옷이 일반인들에게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