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스캔들로 도산한 미 에너지 기업 엔론의 전직 최고재무책임자(CF0)와 편법적인 파트너십을 맺어온 인사가 엔론 회계조작에 관여했음을 법정에서 시인할 것으로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엔론 글로벌 파이낸스의 사장을 역임한 마이클 코퍼(37)가 21일 휴스턴 법정에 나와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경우 엔론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온 회사 관계자 중 처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코퍼가 유죄를 인정할 경우 엔론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그간 코퍼와 함께 당국의 추궁을 받아온 전 CFO 앤드루 파스토에 대한 조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코퍼가 파스토에 대한 당국의 조사에 협조키로 약속했는지와 이를 대가로 약한 처벌을 받기로 합의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코퍼가 유죄를 인정한다고 해서 실형을 면제받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코퍼가 유죄 인정과 함께 엔론 스캔들과 연계돼 불법적으로 번돈 1천200만달러로 반환키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지난 94년 엔론 그룹에 몸을 담은 코퍼는 지난해 엔론을 떠나 파스토가 세운 투자회사인 LJM2의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엔론은 특유의 파트너십을 통해 회사 부채를 숨기고 수익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억달러 이상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이 들통나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 와중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엔론의 도산은 월드컴에 이어 미기업 사상 두번째로 규모가 큰 것이다. 파스토와 코퍼는 파트너십을 최대한 악용해 엔론사 회계를 조작하는 한편 자신들의 재산도 불법적으로 크게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두 사람은 12만5천달러를 3년만에 무려 1천50만달러로 불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엔론 스캔들과 관련해 코퍼와 파스토 외에 케네스 레이 전 회장 등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코퍼의 증권거래 조작과 관련해 별도의 민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휴스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