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들어간 분유 판매로 '충치 유해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한국애보트(미국 애보트사의 국내 법인)와 '설탕 분유' 비교광고로 논쟁의 단초를 제공한 남양유업이 상대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양사간의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애보트는 지난달 12일 자사 성장기 분유 '씨밀락(SIMILAC) 어드밴스'의 함유 성분에 대해 비교광고를 한 남양유업을 허위광고혐의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했다. 한국애보트는 남양유업의 비교광고 내용 중 '씨밀락 어드밴스의 설탕 성분이 치아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부각시킨 부분', '씨밀락 어드밴스에 카로틴과 DHA가 들어있지 않다고 표시한 부분' 등이 실제 사실과 다른 허위광고라고 주장했다. 한국애보트의 홍보대행사인 에델만코리아 이태하회장은 "씨밀락 어드밴스에 들어 있는 설탕 성분은 만6개월 이상 유아의 탄수화물 흡수율을 높여준다"면서 "그럼에도 남양유업의 비교광고는 설탕 성분이 충치 유발의 해로움만 가져오는 듯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씨밀락 어드밴스 용기에 표시된 함유 성분 중 카로틴과 DHA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씨밀락 어드밴스의 설탕 성분을 부각시킨 목적은 그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알리자는 것이며 최종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씨밀락 비교광고로 촉발된 양사간 갈등은 이달초 남양유업이 한국애보트의 신제품 유아식 `게인 스마트 초이스' 광고 내용을 문제삼아 한국애보트를 공정거래위에 맞제소하면서 한층 심화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국애보트측은 이 광고에서 `우리 신제품은 팜유를 사용하지 않아 팜유를 쓴 타사 제품에 비해 칼슘 흡수율이 최고 53%까지 높아진다'고 주장했으나 국내 유아식 제품 중 팜유를 사용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이야말로 그릇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허위광고"라고 주장했다. 한국애보트는 지난해 11월부터 100g당 8g의 설탕이 함유된 '씨밀락 어드밴스'성장기 분유(만6개월 이후 유아용)를 국내에 판매해오다, 남양유업이 지난 6월 그같은 사실을 부각시킨 비교광고를 시작하자 갈등을 빚었다. 국내 분유업체들은 설탕이 함유된 분유가 유아들의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치과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들의 경고에 따라 지난 80년대초부터 유아용 분유(유아식)에 설탕을 쓰지 않고 있다. `씨밀락 어드밴스'의 시중 판매가는 2만6천200원(900g 기준)으로, 국산 중저가 제품(750g 1만2천500원∼1만3천원)보다는 68%나 비싸며, 국산 최고급 제품(800g 1만7천800원)에 비해서도 30% 가량 비싸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