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 일반인들은 전력시장이 무엇이고 전력거래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생소할 것이다. 그동안 국내 전력산업은 발전과 송.배전 판매를 한전이 독점 운영했기 때문에 시장과 거래소가 필요치 않았다. 그러나 정보기술(IT) 혁신과 효율적 발전기술의 등장으로 이제는 전력산업에도 경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하기 위해 경쟁 도입을 위한 구조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주식이 매매되는 것처럼 전력시장도 전기를 사고파는 곳이다. 전력거래소는 발전회사와 전력판매회사의 중간에서 전기 거래에 적합한 시장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축구경기에 비유하면 거래소는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운동장(전력시장)을 제공하고 심판 역할을 한다. 공정한 경기규칙(전력시장 운영규범)도 만든다. 거래소는 전국에 산재한 2백42기의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량과 전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는 소비량이 빛의 속도로 일치될 수 있도록 전체 생산량을 조절한다. 전압과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력을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방대한 자료 관리와 최첨단 IT 기술도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거래소는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독립된 위치에 서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간에 이해 대립이 생기거나 시장 질서가 깨뜨려지는 경우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를 조정하는 기능도 맡고 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전력 생산(발전)부문만 경쟁하는 불완전한 체제다. 내년부터는 도매 경쟁시장 시험운영을 거쳐 2004년부터 본격적인 양방향 입찰시장이 개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전력시장과 함께 출범한 거래소는 2단계 구조개편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내부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1월 시험운영 일정에 맞춰 연말까지 시장운영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대부분 마무리짓고 공장 인수시험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