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9일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르 피가로지와의 회견에서 "IMF가 금융시장과 선진국들의 이익에만 부응한다"며 "개발도상국들의 진정한 걱정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前) 행정부 시절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 연구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던 스티글리츠 교수는 IMF에서 유일하게 거부권을 지닌 미국이 IMF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국제 금융시장을 지배함에 따라 IMF의 정책이 그들(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선진국의 압력에 못이겨 (빈곤한) 남반구의 국가들은 시장을 개방하고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는데 반해 (부유한) 북반구 국가들은 남반구 상품 수입을 금지하고 자신들의 생산품에는 보조금을 허용한다"며 선진국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국제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세계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는 커녕 세계 경제에 불안을 조장하고 개도국의 발목만 잡는다면서 IMF가 지도부 교체 등의 개혁조치로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화와 그에 대한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이라는 저서에서 세계화와 IMF.세계은행 등의 국제 금융기구를 비판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그러나 "미국이 자신들의 거부권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IMF의 개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파리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