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계 총수들은 회계보고서의 정확성을 보증토록 마감시한을 정한 미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신 회계규칙 시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700여 대기업 들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회계보고서의 정확성을 보증하는 서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600여개에 달하는 기업이 새로운 회계준칙에 따른 회계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같은 조치에 따라 회계보고서를 다시 작성하는 등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기업 총수들은 사적으로 이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할 뜻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T는 실제로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에 열린 한 재계 회동에서 몇몇 CEO들이 사적으로 마감시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CEO들은 일단 시한에 맞추기 위해 회계보고서의 정확성을 보증한다고 먼저 사인한 뒤 회계보고서를 재작성할 경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다 오는 14일까지 보증 사인을 하지 않으면 주가가 곤두박질 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7일 보험회사인 에이온은 회계보고서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SEC와 논의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무려 30%나 폭락했었다. 앞서 모건 스탠리의 바이런 빈 상임투자전략가는 "회계장부상 수치가 합법적이라면 SEC의 요구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며 미 재계총수들이 회계보고서 보증 서약서 제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상기시킨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