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전세계 해외사업장에 대한 재배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환율변동과 미국경기 불안 등 대내외 환경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원가가 보다 싼 지역으로 해외사업장이 서둘러 옮겨가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는 수원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보류하는 대신 태국법인(TSE)에 전자레인지 공장을 증설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는 단순 증설이 아니라 생산라인 재배치의 일환으로 국내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은 단계적으로 태국으로 이전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또 유럽에서 생산단가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법인의 모니터공장 생산라인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슬로베니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와함께 스페인공장의 VCR.DVD 복합TV 라인을 헝가리 부다페스트공장으로 옮기고 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슬로바키아에서 컬러TV와 모니터 공장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SDI[06400]는 지난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지역에 대규모 TV용 컬러브라운관 생산공장을 준공했으며 삼성전기[09150]는 하반기중으로 휴대폰용 MLB(인쇄회로기판)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전자[66570]는 작년말 국내 창원사업장의 전자레인지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텐진공장으로 옮긴데 이어 제습기과 컴프레서 등 저가 가전기기도 중국 이전을 서두르고 있으며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작년부터 전세계 34개 공장을 멕시코와 체코 등동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장환경이 불확실한 현단계에서는 `원가절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현지에서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는 제품라인은 과감히 재배치하는 추세"라며 "중국과 동유럽, 동남아가 가장 매력적인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