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문어발' 대기업 타이코 인터내셔널이 탈세사건으로 지난 6월초 사임한 전 최고경영자(CEO) 데니스 코즐로우스키(55)의 호화판 사생활에 쏟아부은 회사공금은 모두 1억3천500만달러(한화 약 1천735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타이코를 조사하거나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코즐로우스키의 일탈행동은 탈세에 그치지 않았으며 겉으로는 회사의 엄격한 기강을 들먹이면서도 개인의 호화생활과 이미지 관리를 위해 회사공금을 주기적으로 빼내 썼다고 이 신문은 폭로했다. 신문은 코즐로우스키가 5년여에 걸쳐 개인대출과 호화주택 등 부동산구입자금, 자선기관 기부금 및 기타 개인용도로 끌어다 쓴 회사공금은 줄잡아 1억3천500만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지난 98년 플로리다주 팜비치 보카 러턴의 해변에 풀장과 테니스 코트,분수 등을 갖춘 중세양식의 맨션을 구입할 때 지불한 비용 1천900만달러는 자기 돈이 아니라 회사에서 무이자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회사측은 2년후 이대출금을 `특별보너스' 명목으로 전액 탕감해줬을 뿐 아니라 여기에 붙은 소득세 납부자금 용도로 1천300만달러를 추가제공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주주들에게 일절 알리지 않았다. 타이코는 이밖에도 지난 1999년 2천500만달러의 다른 대출금을 극비리에 탕감해 줬고 코즐로우스키의 뉴욕 아파트에 있는 고가구 및 미술품 등 구입자금 1천100여만달러를 제공했으며 심지어 목욕탕 샤워장에 쳐놓은 커튼 구입비용 6천달러도 대납했다. 복층으로 돼 있는 문제의 아파트를 치장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1천800만달러가 넘는데 회사측은 이 아파트를 회사소유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작년 여름에는 코즐로우스키가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섬에서 연 초호화판 연회의 비용 210만달러 가운데 절반을 회사가 부담했다. 1주일간이나 계속된 이 연회의 하이라이트는 가수 지미 버핏의 공연이 곁들여진 그의 부인 카렌의 40세 생일파티였다. 그는 회사돈 수백만달러를 그가 좋아하는 자선기관에 회사가 아닌 자기 이름으로 기부함으로써 통큰 자선가의 이미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회사경비 절약사례를 자랑하면서도 개인 주치의와 헬스 코치의 봉급을 회사돈으로 지급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사를 고용토록 회사에 압력을 가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즐로우스키는 타이코 CEO에서 물러나기전까지만 해도 월가로부터 경영의 '도사'라는 찬사를 받았고 미국에서 가장 명망있는 CEO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됐다.그러나 이제는 미술품 구매와 관련해 뉴욕주의 판매세 100여만달러를 탈루한 혐의로맨해튼 지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그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