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도 놀랄 정도입니다" 휴대폰 국제전화 서비스업체인 SK텔링크 직원들은 회사의 초고속 성장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곧잘 한다.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년 50%씩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20%대 성장은 무난할 전망이다. 휴대폰을 통한 국제전화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SK텔링크는 별정통신사업자이긴 하지만 온세통신에 이어 네번째 국제전화사업자로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콜럼버스의 달걀=김정수 SK텔링크 사장은 휴대폰 국제전화 사업을 '콜럼버스의 달걀'에 비유한다. 알고 나면 쉽지만 누가 먼저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휴대폰 국제전화 사업의 전망이 밝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러나 98년7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곳은 SK텔링크였다. 휴대폰 국제전화시장은 현재 전체 국제전화시장의 20%이상을 점할 정도로 급팽창했다. 올해 시장규모는 2천5백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화량을 기준으로 하면 휴대폰에서 거는 국제전화중 SK텔링크의 '00700'이 40%,KT의 '001'이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 국제전화에서는 SK텔링크가 1위 사업자인 것이다. ◆과감한 베팅=휴대폰 국제전화시장에는 '가입자'란 개념이 없다. 아무나 자신의 휴대폰으로 00700을 누르면 SK텔링크로 연결되고 00345를 누르면 KTF로 연결된다. 이 사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광고 의존도가 높다. SK텔링크는 사업 초창기에 이런 시장의 특성을 간파,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자본금 40억원짜리 회사가 사업 첫해에 광고비로 30억원을 썼을 정도다. 그런 과감한 투자로 인해 '박세리와 그 모친''안정환과 그 모친'이 00700으로 통화하는 장면을 소비자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이번에는 월드컵 스타 차두리와 차범근 부자 광고가 다음주부터 나올 예정이다. 이런 앞서가는 투자와 광고가 휴대폰 국제전화 하면 00700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만든 것이다. SK텔링크라는 회사는 몰라도 00700을 아는 사람은 많다. ◆기간통신사업자와의 경쟁=SK텔링크는 "휴대폰 국제전화가 유선 국제전화보다 싸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줬다. 어떻게 휴대폰이 더 쌀까. 비결은 마진폭을 대폭 줄인 데 있다. 예를 들어 한국-미국간 국제전화의 경우 기간통신사업자의 원가는 분당 1백원대인데 현재 7백원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SK텔링크의 경우 원가가 분당 2백원을 넘지만 2백88원에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가격차가 크다 보니 알만한 고객들은 휴대폰 국제전화를 당연시하고 있다. 불똥은 KT 데이콤 온세통신으로 튀었다. 전체 국제전화시장은 연간 2∼3%밖에 성장하지 않는데 SK텔링크 같은 별정사업자들이 시장을 쓸어가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그래서 이들도 휴대폰 국제전화에 경쟁의 주안점을 두고 가격경쟁과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장기적으로 SK텔링크가 넘어야 할 과제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