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NEC 등 일본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완제품 상호공급에 합의하는 등 생산부문의 전략적 제휴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제휴는 델컴퓨터 등 미국계 기업의 공세와 판매 일선에서의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업계 전반의 재편·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히타치와 샤프는 최근 완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상호 공급해 주기로 합의했다. 히타치가 고기능 데스크톱 컴퓨터와 컴퓨터 서버를 샤프에 공급해 주는 대신 샤프는 노트북 컴퓨터를 히타치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금년 가을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기업 등 대량구매자용 제품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두 회사는 히타치가 고기능 컴퓨터에,샤프가 노트북 컴퓨터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점을 주목,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NEC는 히타치 및 미쓰비시전기에 기업용 범용 컴퓨터를 OEM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상품의 납품을 시작했다. NEC는 구조조정의 하나로 컴퓨터부문을 2001년 분사시켰으며 사업확대를 위해 타업체들로부터의 수탁생산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의 제휴는 개발비 등 생산코스트를 절감하려는 히타치 및 미쓰비시의 계산과 사업 확대를 노리는 NEC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컴퓨터 출하대수는 2001년 1천68만대로 전년대비 12% 격감하는 등 업체마다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려 왔다. 이와 함께 인터넷 통신판매를 통해 저가 공세를 퍼부은 델 등 미국계 회사에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당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