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석유 수요가 지난 1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23일 관측했다. 이들은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에 올들어 첫 5개월간 일본이 하루평균 410만배럴의 원유를 도입해 5% 가량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지난 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올들어 5개월간 도입한 석유의 90%는 중동에서 선적됐다. 일본은 24일중 석유수입 통계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94년 10년 사이 최고치인 하루평균 470만배럴의 석유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석유수요 감소가 지난 90년대 세차례에 걸친 경제 침체에 크게 영향받은 것이라면서 여기에 발전소에서 천연가스 사용을 늘린 것도 요인으로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ABN 암로 호주법인의 석유산업 전문가 폴 애시비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중국이 4년내에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치고 가장 석유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석유를 소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 사이 미국의 석유 수입이 급감한데 이어 일본도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세계 석유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상반기 유가가 뉴욕시장 기준으로 35%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각료회담에서 산유 쿼터를 상향조정하지 않았다. OPEC는 9월에 아마도 오사카에서 차기 각료회담을 갖고 석유 수급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측통들은 OPEC가 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요 감소 추세를 감안해 쉽게 증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나 이런 와중에 역외 산유국들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은 수 없는 난처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안정적인 석유수입선 확보를 위해 그간 중동 산유국들에 미국과 유럽에 수출되는 가격에 비해 배럴당 약 2달러의 `할증금'을 지급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지난 분기 기준으로 이것이 4달러로 높아진 것도 일본의 석유 수입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의 발전소들이 석유 대신 천연가스와 원전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일본내 천연가스 사용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가스는 지난 2000년 5천410만t을 기록한 일본내 천연가스 수요는 2010년까지 7천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사할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자국 업체를 참여시키고 있기도 하다. (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