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꾸준한 체질개선 노력으로 강한 펀더멘틀을 갖추면서 일본의 발전모델과 차별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은 한국이 과거 질시와 모방의 대상이 됐던 일본경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를 바래왔으며 이같은 소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한국경제의 성과는 5년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제분야별로 탄력성을갖춘데다 수출지향적인 경제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는 달리 수출과 내수간의조화를 이루고 노동시장도 안정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최근의 엔화강세를 막기위해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장기불황으로 내수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국내외적으로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JP모건 증권 도쿄지점의 히노 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에서는 경제침체로 인한구직난으로 임금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제조업 분야에서 이같은 현상이두드러지고 있으며 서비스부문도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증권 홍콩지점의 김선배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노동시장의 탄력성이외환위기로 얻어낸 최대수확"이라며 "제조업이 부진한 반면 서비스부문은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재벌이 기술자들을 해고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새로운 기업을설립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는 벤처캐피털을 조성해 과거 직원들에게 창업자금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또 건축부문에서도 일본이 무의미한 도로, 교량건설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경우 생산성이 뛰어난 주택건축이 꾸준히 유지돼 노동시장에도 큰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거품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신용대출사업의 마진이 지급불능 규모를 충분히 만회하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다소 진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국 금융권에서는 가장 안전한 대출인 모기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아시아국가들 가운데 부실대출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으며 최근 일본 등 전세계 증시폭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가 상대적인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경제 펀더멘틀의 향상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달초 한국과 일본이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을 위해 개최한 준비회담에대해서도 과거와는 달리 오히려 일본기업이 이번 계획을 한국진출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뜻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