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의 잇단 파산과 이에 따른 주가하락의 여파 등으로 일본 경제도 방향감을 잃고 출렁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가 22일 장중 한때 1만선 밑으로내려가면서 한여름의 `미국발 경제한파'에 일본도 몸살기운을 느끼는 듯 비쳐진다. 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일본과 미국사이의 상반된 경제주기, 비대해진 아시아 시장, 여름철 수요확대 등을 이유로 들어 미국발 위기와 일본의 경제불안이 반드시 동일 선상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을 내놓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비관론= 닛케이 주가의 일시적인 1만선 붕괴소식은 일본 경제앞날에 드리울악영향을 시사하는 신호라며 일본 언론들은 다소 흥분하고 있다. 닛케이 주가하락에 따른 개인소비 및 기업 투자의욕 위축이 엔고(高)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 기업실적 회복지연 등과 맞물려 저점에 들어간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서이다.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일본 경단련회장은 1만선 붕괴에 대해 "상당히 어려운수준으로, 경제 자체가 이상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하락은 거대한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는 은행들의 경영에도 더 깊은 주름을지게할 공산이 크다.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하락에 따른 재무악화 △주가하락에 따른 경기악화로 부실채권 증가 △은행 주가하락에 따른 거래처 기업과 금융기관 타격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따라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현재 고전하고 있는 주식시장을 떠받칠 호재가 없는 만큼 새로운 경제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낙관론= 시마나카 유지(嶋中雄仁) USJ은행 종합연구소 투자조사부장은 22일 일본기자클럽에서 가진 일본경제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일본경제 낙관론을 개진해눈길을 끌었다. 시마나카 부장은 우선 단기적으로 7월 들어 평년기온보다 섭씨 2.2도 이상 높은무더위가 경제도우미 구실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같은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에 에어컨, 청량음료, 전기요금 등 이른바 `여름상품'에 대한 개인소비가 7-8월 사이에 3천200억엔 증가해 결국 국내총생산(GDP)을 0.3%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마나카 부장은 낙관론의 중.장기적인 배경으로 미국과 일본 경제가 10년을 주기로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에는 미국이 하락세를 보이고있는 만큼 일본이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다 그는 휴대전화, 에어컨, 카메라 등 중국의 내구제 보급률이 급속한 속도로 신장되고 있는 점을 들어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국이 일본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함께 지난 4-5월 사이 일본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은 18.2%가 늘어난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은 0.9% 신장된데 그친 점을 들어, 일본 경제의 대미의존도가낮아졌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사회간접자본 정비와 도시재생 사업 등으로 인한 건축 붐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 경제의 앞날은 어둡지 않다고 진단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