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해온 공기업 민영화의 실무를 담당했던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 권순원 사무관(34)이 4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다시 민간으로 돌아간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컨설팅 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사에서 기업금융 컨설턴트로 일하던 권씨가 예산처에 들어간 것은 지난 98년 4월.컨설팅 용역을 맡았던 공기업 민영화 업무를 직접 해보자는 생각에 1억원이나 되던 연봉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사무관 계약직'에 지원했다. 공무원으로 변신한 권씨는 포스코 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한 지분 매각과 KT 상장 등 공기업 민영화 실무작업을 처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 시절 쌓아놓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민영화 작업이 국내외 증시 상황에 민감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전략을 미리 파악, 주식 매각 시기와 물량 등을 조절했다. 물론 민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밤에 몸조심 하라'는 협박전화와 메시지를 받는 등 수난도 있었다.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예산처 간부들이 계약직이 아닌 정식 공무원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초 공무원이 되려했던 이유인 공기업 민영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사표를 냈다"며 "다시 민간부문에 돌아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