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금융위원회는 15일 나이지리아의 전 독재자 고(故) 사니 아바차의 비밀계좌와 관련해 국내 최대은행인 UBS를 상대로 회계감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금융위원회는 UBS에 대한 방문 회계감사를 통해 불법자금의 내부 통제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관한 효율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바차의 은닉자금에 대한 당국의 수사결과, UBS는 지난 96년 은행계좌 개설 당시 거래 고객에 관한 구체적인 신상정보와 비정상적인 거래의 경제적 배경을 파악하도록 되어 있는 감독의무를 완벽히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98년 사망한 아바차의 해외유출 자금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 비자금의 반환을 추진하고 있다. UBS는 지난 2월 아바차와 그의 가족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되는 6천만 달러의 입금액을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UBS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영국인 고객과 2명의 나이지리아 기업인이 개설한 은행계좌들이 아바차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계좌가 개설된지 6년만에 확인했다. UBS는 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3차례에 걸쳐 아바차의 하수인들이 소유한 자산의 실체를 규명하려고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금융위원회는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