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투자자금이 부동산 및 귀금속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30% 급락한 반면 신규주택 계약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시장에는 돈이 넘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금시장도 10여년 만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택시장 사상 최대 호황=미국의 5월 신규주택 판매(계약기준)는 연율기준으로 1백3만채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증가율은 8.1%를 기록,전문가들의 예상치(0.5% 증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1999년 전체 분양대금의 19%였던 계약금 비율은 현재 평균 25%로 높아졌다. 워싱턴 신규주택의 경우 계약금 비율이 36%까지 치솟고 있다. 증시침체 외에 저금리도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이다. 현재 30년만기 주택저당대출 금리는 연 7%로 1년여전에 비해 1%포인트 낮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린 리저는 "주가급락세로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주택시장 활황은 소비심리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 증시침체로 인한 투자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시장 10년 만에 최대 활황=지난 12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금 현물값은 전날대비 2.55달러 오른 온스당 3백16.70달러에 마감됐다. 이로써 금 현물가는 연초(2백76.50달러)대비 15% 상승했다. 올 들어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30%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활황세다. 특히 인도·파키스탄간 전쟁위협이 고조된 지난달 초순에는 온스당 3백28.80달러로 3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국제금시장은 1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증시에서 이탈한 돈이 금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미국의 금관련 펀드에는 7억6천만달러(지난해말 대비 39.4% 증가)의 신규자금이 유입됐다. 세계금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미국내 금수요는 2.8?(2천8백70만달러)으로 전년동기비 13%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금에 대한 투자가 더욱 급증,1분기 중 4억8천7백만달러로 전년동기의 4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증시 약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중 국제금값이 온스당 4백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