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0여년전 기업인으로 있을 당시 엔론이나 월드컴처럼 부정직한 회계관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의 한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모두 공개됐고 완전하게 조사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야당인 민주당의 거센 공세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모든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1989년 이사로 있었던 하켄 에너지가 사기거래로 손실을 위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로 있었던 스펙트럼7이라는 소규모 에너지 회사가 손실을 보고 있었는데도 하켄 에너지가 2백만달러에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하켄 에너지의 사기거래를 적발,수익을 다시 공시하도록 요청하기 직전 자신이 갖고 있었던 주식의 3분의2를 팔아 84만8천달러를 회수했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딕 체니 부통령도 할리버튼사의 CEO로 있으면서 회계관행을 고쳐 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는 최근 연이어 터지는 기업스캔들을 잘 다룰 수 있는 경험자들"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제니퍼 팔미에리 대변인도 "하켄 에너지와 부시의 거래는 엔론사건과 유사하다"며 "그런 경험들이 회계부정을 싹트게 하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공격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