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회계부정사건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미국 제2위의 장거리통신업체 월드컴의 최고경영자(CEO) 존 시지모어는 27일(한국시간) 비용의 대폭 절감 등 자구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시지모어는 인터넷 녹음방송을 통해 회계부정사건으로 인한 좌절을 딛고 대규모 감원과 자산 매각 등 자구안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컴은 28일부터 전체 종업원의 20%인 1만7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시지모어는 그러나 업계에서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있는 파산신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주는 우리에게 시련의 시간이었다"면서 "회사의 체질 강화에 필요한 적극적인 변신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월드컴이 앞으로 1주안에 파산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월드컴 파산 충격은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파산때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월드컴의 지난 3월말 현재 자산규모는 1천억달러로 엔론의 2배에 이른다. 뉴욕의 기업파산 전문 로펌인 살로만,그린 앤 오스트로의 공동창업주인 알렉 오스트로는 "월드컴으로서는 전격적인 영업 중단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컴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아서 앤더슨이 회계부정사실을 몰랐다며 월드컴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데 대해 회계전문가들은 "몰랐을리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뉴욕 롱 아일랜드 대학 세금연구소의 봅 베르투셀리 소장은 "감사인은 피감사회사와 논의를 했건 안했건 전 감사과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아서 앤서슨이 회계부정사실을 "틀림없이 발견했을 것이며 이는 일반회계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잭슨(美미시시피州)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