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불안이 장기불황 탈출을 모색해온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주가 및 달러화 하락이 막바닥을 친 일본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미 금융불안이 일 주가하락과 급격한 엔고 등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회복 시나리오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주가하락의 여파로 닛케이 평균주가가 1만선,도쿄주가(토픽스)가 1천선을 재붕괴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달러 약세에 따른 엔고는 자동차 등의 수출증가 덕택에 경기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경기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때문에 자민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추가적인 디플레이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이와 관련,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도 22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자민당 모임에서 "최근 일본의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데도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것은 이상하다"며 급격한 엔고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문제는 엔고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달러당 1백23엔을 전후에 달러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시장개입을 단행해왔다. 그러나 일본 당국도 혼자만으로는 달러화 하락을 막기에 역부적이라고 실토하고 있다. 지난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한 때 달러당 1백20엔대까지 급등했던 주된 배경도 시오카와 재무상의 "시장 개입한계"발언 때문이었다. 미국발 악재가 일본 등 다른 국가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오는 2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8(선진7개국과 러시아)정상회담이 달러약세에 어떤 처방을 내릴지 주목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