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기파업으로 홍역을 치렀던 화섬업계의 임단협 협상이 올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1일 화섬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화섬업체들이 임단협을 타결했거나 별다른 쟁점없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과 한국합섬은 각각 기본급 6%,3%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안을 타결지었다. 이들 노조는 한때 임단협안과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부분파업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회사측의 양보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장기파업으로 큰 손실을 냈던 태광산업 고합 효성 등은 올해 별다른 쟁점없이 임단협을 타결했거나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특히 태광산업과 효성노조는 올해 민주노총에서 탈퇴해 사실상 무파업 선언을 한 상태다. 태광산업은 올해초 노사가 임금을 동결키로 하고 노사화합대회를 열어 회사측은 징계사원을 사면하고 노조측은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노력키로 결의했다. 고합 역시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해 노측에서 임금삭감까지 수용했다. 의왕공장의 경우 임금을 21%나 깎고 임단협을 타결했으며 울산공장은 협상이 진행중이다. 태광산업과 고합은 지난해 각각 83일, 60일간 장기파업을 벌여 수천억원의 손실을 냈었다. 효성은 아직 임단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노조측이 소폭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 성병일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소모전을 벌이지 않고 빨리 마무리지을 생각"이라며 "노사간 신뢰도가 높아 순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레이새한은 회사측에 임금협상안을 위임해 임금이 동결됐고 워크아웃기업인 동국무역은 스스로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화섬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측도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고 있다"며 "태광산업 고합 등이 지난해 장기파업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도 조기에 임단협을 마무리지은 요인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