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은행권이 악성채무로 인한 잇따른 파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경제전문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유럽의 안전지대로 인식돼왔던 독일 은행들이 최근 경제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악성채무와 방만한 운영 등으로 잇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중소규모의 민간은행인 BKMU는 파산을 선언하면서 대다수 고객들은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최고 2만유로까지 보호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BKMU의 파산 직전 미국의 나스닥격인 노이에르 마크트의 부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프랑크푸르트 소재 콘타드 앤드 메탈방크가 파산을 선언한터라 독일 국민들은 물론 유럽지역 투자가들의 충격은 더 컸다. 콘타드 앤드 메탈방크는 경제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과 기업상장 시장이 위축되면서 경영상 압박을 받아왔다. 앞서 지난해에는 독일 6위의 은행인 방크게셀샤프트 베를린이 과도한 악성채무로 부도 위기에 몰렸으나 17억유로에 달하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가까스로 파산을 모면한 바 있다. 심지어 독일의 시장조사기관인 크레디트레폼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부도기업수는 작년에 비해 25% 증가한 4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어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은행권의 파산 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또한 파산에 따른 악성채무 가능성을 지나치게 염려한 은행들이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어 독일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의 대출 증가율은 1%에도 못미쳤다. 도이체 방크의 노베르트 월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부진한 경제로 부도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대손 충당금을 평균 10%가량 더 늘려잡고 있다"면서 "독일 은행권은 올해 '눈물의 계곡'을 경험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