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석유 생산을 늘려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세계 에너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줄여주길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경제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러시아 에너지 개발 확대에 긴밀하게 협력키로 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 2위 석유회사인 유코스가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석유를 실은 유조선이 7월초 미국에 도착할 예정임을 상기시켰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7월 1일부터 원유 수출을 다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OPEC와 공조하기 위해 올들어 석유 수출을 하루 15만배럴 줄여왔다. 트로이카 디아로그 투자은행의 크리스토퍼 위퍼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하루450만-500만배럴로 늘려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 상황에서 "석유 생산을 이만큼 보다더 늘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하루 72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유 수출량은 하루 300만배럴이 조금 넘는다. 이같은수출 규모는 사우디의 2배 가량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 석유 전문가는 "러시아가 석유 생산을 하루 860만배럴로 늘리고 이 가운데 수출되는 물량을 480만배럴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이보다 더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려면 막대한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위퍼도 "러시아가 석유 쪽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경제의 다른 부문에그만큼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경제 다양화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는 자본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으며 특히 비(非)석유 부문은 생산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경우 미국에 비해 국가 예산이 약 30분의 1 수준인 연간 700억달러에 불과해 생산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외국 석유 메이저들에 석유만이 아닌 다른 부문에도 투자해줄 것을 촉구해야하는 입장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지난 98년의 루블화 평가절하 덕택에 간신히 대외 경쟁력을 유지해 왔으며 국민의 생활 수준이 그나마 향상된 것도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수석보좌관인 안드레이 일라니오노포는 지난 13일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째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든 상태임을 시인했다. 러시아 경제가 석유.천연가스 부문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트로이카의 위퍼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경제에서 에너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이상이며 국가 수입의 경우 무려 66%가 넘는다면서 이 때문에 에너지 가격 변동이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가 특히 중소기업 분야를 촉진시켜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2005년까지 에너지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