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기업의 자금수요 증대에 대비하고 은행의 과도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지불준비금(지준) 비율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앞서 배포한 기념사를 통해 "기업의 장기자금 수요 증대에 대비한 은행의 장기 수신기반을 확충하고 가계대출의 증가를억제해야 한다"면서 "필요할 경우 지준 및 총액한도대출 제도를 부분적으로 조정할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어 "공개시장 조작의 적시성, 기동성을 확보해 시장금리 조절력을 한층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의 이런 발언은 통화안정증권의 발행 등 통화량 조절에 보다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지준율은 장기예금의 경우 낮추고 단기예금은 올리는 쪽으로 운용하는 한편 총액한도대출은 한도를 늘리거나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총재는 또 "향후 예상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금리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금리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시차가 있음을 감안해 선제적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혼란과 왜곡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박 총재는 말했다. 박 총재는 인사 적체와 관련, "어떤 조직이 그 힘을 이용해 유관기관에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해 인사 숨통을 트는 낡은 관행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시대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