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생존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부실기업에 투자하는 구조조정업무(CRC)업무는 물론이며 할부금융이나 신용카드,심지어 부동산 등의 영역도 노크하고 있다. 기은캐피탈은 지난달말부터 벤처캐피털 사업외에 할부금융사업과 기업구조조정사업도 시작했다. 이중 할부금융업무는 두번째 도전이다. 지난 1999년4월 기은할부금융과 기은개발금융이 기은캐피탈로 합병하면서 할부금융업무를 반납했었기 때문이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수익구조 다변화 차원에서 할부금융업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며 "자동차할부금융이나 주택할부금융 이외에 인테리어나 악기 할부금융 등 틈새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계열의 창업투자회사인 네오플럭스도 이달부터 기업구조조정업무를 시작했다. 정지택 네오플럭스 대표는 "회사의 주력사업을 벤처투자와 기업구조조정사업 두가지로 구성하되 기업구조조정업무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캐피탈은 지난4월초 기업 신용카드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달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영업 캠페인을 전개,1천여개 회원을 모집하는 등 영업력을 기업 신용카드 부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털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부동산 관련업무를 검토하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침체 락업(lock up;지분매각제한)제도 코스닥등록요건 강화 등에 따라 갈수록 벤처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기업구조조정업무에 뛰어드는 벤처캐피털도 늘어나 하다못해 부동산 관련사업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벤처투자가 희망이 있는가"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면서 벤처투자를 활발히 진행했던 회사들조차 투자를 줄이고 회사 경영상황을 재검검하는 모습이다. 회사 장기비전을 검토해본 결과 수익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4개 회사는 이미 등록증을 반납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