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일 러시아에 대해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꿈꾸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정회원 가입 실현에 이를 수 있는 경제상 중요한 이득을 거두게 됐다. 미국 상무부 수입관리청이 내린 이같은 결정은 지난달 조지 W. 부시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중 푸틴대통령이 얻으려고 희망했던 핵심 목표였다. 미국이 러시아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게 됨으로써 러시아는 앞으로 미국과의무역 분규에서 미국의 다른 주요 교역 상대국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된다. 돈 에번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발표문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시장경제 지위를인정한 새로운 조치는 최근 10년중 러시아가 취해온 엄청난 경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 러시아 시장지위 부여 조치는 1주일 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한 유럽연합(EU)에 뒤이은 것으로, 러시아가 70년간의 공산당지배를 종식하고 이룩한 엄청난 시장 경제체제로의 이행과정을 인정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부시대통령이 이같은 결정을 푸틴대통령에게직접 전화를 걸어 전했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푸틴 대통령은 진짜 시장 경제체제를 가진 나라인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환영하며 이것이 미-러 상호간의 경제유대에 발전을 가져다 줄 강력한 촉진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양측은 상호 협조에원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룩한 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정부는 지난달 부시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중 미국측이 러시아에 대해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해 주길 간곡히 희망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의 경제활동이 시장 경제 원칙에 따라 운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평가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는 상무부의 입증보고서를 필요로하는 현행 미국법규에 따라 이 문제가해결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무역장관은 6일 밤 국영 RTR TV와의 회견에서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미국이 러시아의 시장 경제 지위 인정을 계속 거부함에 따라 연간 15억달러의 수출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레프장관은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부여는 러시아 생산업자에겐미국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것은 또 러시아 경제엔 국내총생산(GDP)상 새로운 기회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러시아 인구에겐 보다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레프장관은 또 그동안 미국이 러시아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미뤄옴으로써금속산업,핵연료.비료.티타늄 생산업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해 왔으나 이제 미국측의 시장경제 지위인정으로 최대의 수혜를 입게 됐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그레프장관은 "미국의 러시아 시장경제 지위 인정은 러시아에서 진행돼 온 개혁에 대한 상징적 인정이자 하나의 신호"라면서 "그것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보다예측가능한 것으로 만들게 됨으로써 러시아 투자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게 돌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러시아 시장경제 지위 인정은 미국 상무부 수입관리청이 9개월간의 조사를 행한 결과 내려졌다. 러시아는 또 이번 미국의 결정을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세계 무역 규칙을 정하고있는 WTO 회원가입의 중요한 이정표의 하나로 간주하고있다. 마이클 무어 W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오는 2003년 가을까지 WTO에 가입할 수있게 될것으로 예측한 바 있는데 에반스장관은 지난주 무어총장의 이같은 러시아 WTO 가입 일정을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WTO가입은 러시아가 자국의 관세장벽들을 낮추겠다는 다짐을미국등 WTO 회원국들에게 행하는 과감한 합의가 이뤄진 뒤에야 비로소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han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