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올랐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5월중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물가는 △채소류 등 농축산물 △전세값 △석유류 가격 등의 상승으로 지난 1∼4월중 수준(2.3∼2.6%)을 크게 뛰어넘었다. 통계청은 잦은 황사 등 고르지 않았던 날씨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9.2% 오른 것이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투기로 인해 집세(전세값 중심)가 6.1% 오르고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4% △개인서비스 요금이 3.6% 상승하는 등 소비품목들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5월 중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0.4%로 플러스를 기록해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통상적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많은 1.4분기를 지나면 5∼6월 중에는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게 관례"라면서 "5월 중에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향후 물가 오름세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이외에도 △높은 경제성장률(1.4분기 5.7%)로 인한 하반기 총수요 증가 압력 △유가 상승 가능성 △양대 선거와 월드컵 행사 등으로 하반기엔 물가 상승 가능성이 한층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5월 들어 물가 상승 속도가 다소 꺾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 대비 물가지수 0.4%는 지난 4월(0.6%)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는 것. 이밖에도 올초 1천3백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1천2백30원대로 크게 떨어지면서 수입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기상여건이 호전되면서 채소류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문일재 재경부 물가정책과장은 "5월1일부터 시내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때 적용되는 요금이 17.7% 인하된데 이어 6월1일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이 2.5% 인하되는 등 물가안정에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