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전탑 인근 주민들이 전자파 때문에 각종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전자파가 2세의 성장 및 생식에 무해하다는 기초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화학연구원 독성연구부 정문구 박사팀은 임신.수유기 쥐를 대상으로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을 측정한 결과, 전자파가 임신.출산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2세 동물의 성장, 행동 및 생식에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전력과 전기연구소의 의뢰로 8개월 동안 실시됐으며 정 박사팀은 이날 열리는 한국독성학회 학술 심포지엄에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 박사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임신.수유기(40일 가량) 생쥐 96마리를 24마리씩 나눠 한 그룹은 정상으로 놔두고, 나머지 3개 그룹에 50mG(밀리가우스), 833mG,5천mG의 전자파를 각각 노출시킨 뒤 임신과 분만, 어미의 수유기 상태, 2세의 출생후 성장, 행동, 생식 과정 등을 종합 관찰했다. 여기서 50mG는 국내 송전선로의 최대 자기장이며, 833mG는 WHO 권고치, 5천mG는실험에 사용된 노출장치가 낼 수 있는 자기장 최고치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결과, 전자파의 세기를 달리한 쥐들과 정상 쥐 모두 병적 증상이나 몸무게의변화, 음식소비, 임신, 분만, 수유 등에 아무런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들에게서 태어난 2세들도 성장, 행동 및 생식에 문제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전자파 수치가 4mG 이상이면 중추신경 종양과 백혈병등의 발병률을 6배씩 높인다는 학계의 주장은 물론 최근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이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보고와 상반된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을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송전선로 주변 전자파의 유.무해에 대해 설명해 줄수 있는 기초자료"라며 "외국에서도 송전선로의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다는 보고가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 관계자는 "4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자파의 유.무해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객관성 있는 연구결과를 위해서는 실험에 시민단체를 참여시키는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