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간 통상 마찰을 촉발했던 미국산닭고기 금수가 해제된지 한달여만에 수입이 재개됐다고 두나라 관계자들이 2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러시아 지방당국 차원에서 여전히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으며 수입되기 시작한 물량도 금수가 이뤄지기 전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산 닭고기 수입 재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러시아 정상회담을 위해23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과 때 맞춰 이뤄졌다. 러시아 농무부 대변인은 최소한 20개의 러시아 수입회사들이 미국으로부터 닭고기 수입 면허를 재발급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산 닭고기를 선적한 선박들이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가금류수출협회 대변인도 러시아가 금수를 해제함에 따라 이 나라에 대한수출이 재개됐다면서 그러나 금수 전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금수 해제에 따라 미국산 닭고기를 선적한 2척의 선박이 러시아로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0일 시작된 금수가 이뤄지기 전 1만5천t의 닭고기를 싣고 미국을 떠난 선박 2척도 한달여간 상트 페테르부르크항에 머물다 마침내 하역을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지방 당국들의 규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소식통들에 따르면 우랄산맥 지역의 체리야빈스크와 러시아 중부의 보로네즈는 여전히 미국산 닭고기 반입을 규제하고 있다. 또 모스크바 시정부도 학교, 병원 및 다른공공 건물내의 메뉴에서 미국산 닭고기를 제외시키고 있다고 러시아 NTV가 22일 보도했다. 앤 베너맨 미 농무장관은 22일 "러시아에 수출되는 미국산 닭고기가 가까운 장래에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 식량정상회담' 때 알렉세이 고르데예프 러시아 농무장관과 만나 닭고기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가공 과정의 위생 문제를 이유로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가 워싱턴측이 강하게 반발하자 지난달 15일 이를 해제했다. 그러나 미국이 금수에 대한불만으로 러시아 회사들에 부여해온 수입 면허를 모두 취소하고 새로 발급하는 바람에 실질적인 수입 재개가 이처럼 늦어졌다. 금수가 이뤄지기 전까지 러시아에 수입되는 미국산 닭고기는 러시아가 연간 도입하는 120만t의 80% 이상인 6억-7억달러 어치에 달했다. (워싱턴.모스크바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