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업표준규격(KS) 인증을 받은 배수관의 품질에 문제가 있어 대형공사의 부실화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경실련) 전남협의회는 22일 순천 경실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시행하고 ㈜성호종합건설이 시공한 여수신항 가호안 축조공사에 투입된 수지파형 강관(나선형으로 수지를 피복한 강관)에 하자가 발생했다"며 전면적인 재시공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설계상 이 강관은 수명이 50년으로 돼 있는데도 시공한지 1년여만에 일부제품에 수지와 강관이 분리되는 심각한 들뜸 현상이 발생하고 이 강관 매설지 일부에서 지반침하 현상까지 나타났다"며 "이같은 사실은 시공사 및 감리단(한국기술개발㈜)과의 합동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이 강관은 ㈜S철관이 제조한 KS제품으로 무안국제공항의 배수관으로 사용돼 역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 적이 있다"며 "전국의 대형 공사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 강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99년부터 2001년 상반기까지 신항 축조공사에 사용된 이들 강관은 직경 180㎝와 240㎝ 짜리로 712m 구간에 매설됐으며 99년 시공된 일부 자재에서 수지가 떨어져 나가 2000년 재시공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를 맡았던 한국기술개발 관계자는 "2000년 들뜸 현상이 나타나 일부 자재를 교체 시공한 것은 사실이며 최근에도 일부 구간에 들뜸현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정확한 것은 매설된 강관을 파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지파형 강관은 철재 배수관이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지로 2-3중 피복한 강관이어서 수지가 벗겨져 나갈 경우 제품 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연합뉴스) 최은형 기자 ohcho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