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가전산업은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차별화를 지향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에 따라 작년에 이은 쾌속 성장이 예상된다. 디지털TV 메이커들은 디지털방송 본격화, 월드컵 특수, 특소세 인하에 힘입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LG전자는 제조사 전체를 망라해 올들어 4월 중순까지 국내에 23만4천대의 디지털TV가 풀린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지난 1년동안 팔린 35만4천대의 66%가 4개월이 채 안돼 팔려 나간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중순까지 13만대의 디지털TV를 팔아 지난해 1년치 실적인 17만대의 74%를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PDP(벽걸이)TV의 경우 올들어 5월15일까지 누적으로 6천5백대가 팔려 작년 실적 4천대를 훌쩍 넘어섰으며 올 한햇동안 1만5천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판매 호조세가 혼수 성수기가 끝난 지금도 주춤하지 않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4월까지 9만2천대의 디지털TV를 판매했다고 집계했다. 이 회사의 판매 추이를 보면 2월 1만9천대, 3월 2만3천대가 나간데 이어 5월에는 3만2천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디지털TV 보급에 따라 단가도 많이 상승해 시장을 고급화시키는 한편 업계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 왔다. LG전자의 올해 1.4분기 국내 TV 판매실적은 1천4백17억원으로 전년동기(8백92억원)보다 84%나 늘었다. 삼성전자는 1천2백20억원에서 1천6백86억원으로 38% 성장했다. 올들어 각사는 이같은 특수에 대비해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빈틈없는 그물망을 치고 고객들을 기다리자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15.17인치 제품만 팔아온 삼성전자는 최근 22.24.29.40인치 LCD(액정표시장치) TV도 양산한다고 발표했고 LG전자도 30인치 LCD TV를 추가했다. 양산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최고급 모델로 디지털TV 주도권을 잡자는 전략이다. 대우전자는 대표 모델로 32인치 HD급 일체형 디지털TV(DSC-3260W)를 2백92만원에, 42인치 SD급 분리형 PDP TV(DSP-4210W)는 7백93만원에 내놓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나서 올 안에 '디지털TV 1백만대 보급' 실현을 공언하고 각 제조사 대표를 불러 협조까지 부탁한 상황이다. 각종 세제지원이나 다양한 판촉행사도 연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까지 PDP TV를 사면 DVD 콤보와 지상파 안테나, 47인치 이상 HD급 프로젝션TV는 DVD플레이어, 42인치 HD급 프로젝션TV는 전용장식장을 각각 증정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마케팅 비용의 80%를 상반기에 집중 투입키로 했다. 대우전자 디지털 마케팅팀 이동성 팀장은 "디지털방송 지역과 시간의 확대 및 제품가격의 안정이 디지털 TV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휴대폰이나 인터넷 수요 증가에 버금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