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급락, 수출주력 업종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종은 당초 올해 사업계획에서 원.달러 환율을 1천150-1천250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은 상태여서 "아직 문제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환율 변동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비중이 큰 전자.자동차업계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및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을 1천150원으로 설정,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아직 큰 영향은 없으나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매출과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다만 반도체 장비 수입이 많아 환율 하락으로 투자비가 절감돼 매출감소 등을 다소 상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평균 환율을 1천270원으로 잡아 경영계획을 수립했으나 예상보다 빨리 하락하자 환율 변동을 주시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도 올해 연평균 환율 예상치를 1천150원으로 낮게 책정해 1.4분기순이익 5천866억원중 1천200억원 가량을 환차익으로 챙겼으나 환율 하락으로 원화환산 매출과 순이익 증가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업계는 수출 또는 수입 위주 업체간 명암이 엇갈렸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대부분 종합상사가 이미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목표 환율치를 1천250원 안팎으로 설정한 만큼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급락 또는 급등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국가인 일본이나 동남아국가 환율도 동반 하락세여서 수출 경쟁력에는 아직 변화가 없으나 개별기업 입장에서는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원자재 도입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철강.항공.해운업계는 상당한 환차익을 노리거나 재무제표상 부채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연평균 목표환율을 1천303원으로 산정한 포스코는 원료 구매비가 제품수출액보다 많고 외화자산에 비해 외화부채가 더 많은 재무구조여서 달러당 원화가 10원씩 떨어지면 250억원씩의 이익이 덤으로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율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어 속단하기 힘들지만 환율하락이 지속되면 상당한 추가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등 정부도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업계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데다 원화 강세가 엔화 등 다른 나라 통화보다 큰 폭으로 진행되면 가격경쟁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