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양산업으로 취급돼온 백색가전 산업이 고부가가치 제품과 고급브랜드로 차별화를 이뤄내는 질적 구조조정을 통해 수출산업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3사의 주요 가전제품 수출가격이 최근 1∼2년 사이에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경우 올 1·4분기 컬러TV의 수출가격은 51만8천원으로 지난해 42만8천원에서 9만원(21%)이 올랐다. 2000년 26만7천원보다는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컬러TV의 수출가격이 25만3천원으로 지난해 평균 23만6천원보다 7% 가량 높아졌다. 2000년(20만2천원)보다는 25%나 비싸졌다. 에어컨의 수출가격도 33만8천원으로 지난해보다 24% 올랐다. 가전제품의 이같은 '제값 받기' 전략에 따라 중저가 모델의 해외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생산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LG전자의 1·4분기 백색가전 수출액은 1조2천7백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특히 컬러TV는 2천5백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9백38억원보다 31.0%나 늘었다. 같은 기간중 삼성전자 백색가전 수출액도 7천5백51억원으로 1.8% 증가했다. 컬러TV는 2천3백5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2천69억원)보다 11.4%나 늘어났다. 냉장고는 9백45억원으로 21.8%,세탁기는 4백79억원으로 78.7% 늘었다. 대우전자는 올 1·4분기중 백색가전 수출액이 2천1백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 줄었지만 가전사업부문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8.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제품 구성을 고부가제품 위주로 변화시키는 질적 구조조정의 결과로 풀이된다. 가전 3사는 컬러TV의 경우 대화면 평면브라운관 제품비중을 늘리고 냉장고는 양문형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세탁기도 전자동 드럼세탁기의 수출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에어컨도 기존의 단품 수출에서 벗어나 시스템 에어컨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하는 등 가격경쟁보다는 기술과 브랜드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 분야는 반도체와 같이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시장도 안정적"이라며 "중국 등 후발업체와의 지속적인 제품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