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가 임.단협 시즌을 맞아 고임금.고인력구조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고합은 최근 비용절감과 `고통분담'을 내세우며 총액기준 20%의 임금삭감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고 노조는 울산공장 노조원을 중심으로 서울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이에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매각 또는 청산작업을 추진 중이고 퇴직금 지급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통분담을 이유로 20% 수준의 임금삭감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화섬통합법인 휴비스는 최근 폴리에스테르 장.단섬유를 생산하는 전주공장 1천20여명의 인력 가운데 100여명이 `과잉인력'이라는 자체 분석에 따라 희망퇴직 방침을 전달했으나 노조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노조는 희망퇴직 대신 근무형태로 조정해 회사 측의 비용부담을 일부 줄여주는 형태로 입장을 정리했다. 또 구미지역 화섬사업장 가운데 지난해 기본급 9%를 인상했던 코오롱 구미공장은 최근 사측이 기본급 3%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은 기본급 12.4% 인상을 주장하며 회사 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합섬도 화섬경기 불투명, 적자누적 등을 이유로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비교적 마찰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업체들도 있다. 한일 합작법인인 도레이새한은 최근 노조로 부터 금년도 임금조정을 위임받아 임금동결을 결정했다. 도레이새한은 올해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 장기 파업으로 수천억원의 매출손실을 경험했던 태광산업은 지난 2월 올들어 업계내 처음으로 임금동결을 결정했고 금강화섬도 최근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지난해 파업으로 진통을 겪은 효성과, 워크아웃 중인 새한은 본격적인 임금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