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20세기가 경제전쟁 시대라면 21세기는 두뇌전쟁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은 각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을 국적에 상관없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국가나 기업간 국제 경쟁은 결국 인적 자원의 질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이 국내외 신문 및 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지난 95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국가경쟁력은 글로벌 1등 기업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우리나라도 세계적 대기업이 10여개 정도만 나오면 지금과는 훨씬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이 지금은 10여개의 세계 1등 제품을 갖고 있지만 산업구도가 달라지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그래서 앞으로 5∼10년 뒤에는 뭘 먹고 살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배경에 대해 "IMF 경제위기때 국민들이 모두 고생했지만 삼성도 착실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기반을 다졌다"며 "그런 노력이 이제와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본지의 '삼성전자 왜 강한가' 시리즈와 관련해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석달 동안 보여준 관심에 감사한다"면서 "그렇지만 진정한 일류기업이 되려면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