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컴(www.haema.com)의 문태홍 대표(40)는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솔직하게 '꼴찌 경력'에 악센트를 준다. 중학교 1,2학년때까지 꼴찌를 맡아 놓았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그러나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우수 졸학생만 모였던 서울공고에 입학했을 정도였다. 중학교 3학년때 성적이 갑자기 뛰는 바람에 컨닝 오해를 받아 재시험까지 보는 해프닝도 있었다. "중학교때 교과서를 전부 외우는 것으로 유명했던 전교 1등생이 주먹으로 이름을 날렸던 저에게 가르쳐준 연상기억법을 갈고 닦아 공부한 결과였습니다." 문 대표는 꼴찌에서 우등생으로 도약한 자신의 경험이 언젠가는 사업 밑천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대기업인 만도기계에서 샐러리맨으로 지낸다 '꼴찌의 꿈'을 펴기 위해 집중력 학습기 회사인 대양이앤씨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동업 형태로 교육용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다 1998년 해마컴을 설립한 것이다. "해마컴을 통해 대학과 사회생활에서 나름대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한 학습법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의 해마컴은 지난해 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5억2천만원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80억원. 문 대표는 인간 뇌에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부위로 깊은 바다에 사는 해마 모양인 히포캠퍼스(보통명사이면서 의학용어)를 자극하는 학습법을 개발해 왔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큰 영어학습분야에서 자신의 해마학습법을 응용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책 오디오테이프 CD같은 오프라인 제품은 물론 온라인콘텐츠도 공급하고 있다. 문 대표는 '해마'를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표등록을 하는 등 주도 면밀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콘텐츠 내용이 우수하다고만 계속 주장한다고 단감이 입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게 문 대표의 지론이다. 판매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관련 세미나에 참가하는 열성이 뒷받침돼야만 자기 주장이 시장에 먹혀들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이런 타고난 열성이 그를 꼴찌에서 우등생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02)2105-5500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